나는 우리 집의 낮을 좋아한다. 햇빛이 기울어져 들어오고, 그걸 털복숭이들이 만끽하는 모습이 좋다.
그 장면은 몇 년째 보는데도 질리지 않고 예쁘고 평온하다는 생각을 한다. 빠짐없이.
오래해줘 나랑
굨과 달리 나는 먹고 싶은 게 많고 뚜렷하다.
그중 주기적으로 먹는 파스타. 와인은 화이트인줄 알고 따서 파스타에 냅다 넣었는데 레드여서 황급히 수습; 다행히 파스타엔 영향을 전혀 주지 않았고, 곁들이는 술로는 훌륭했다. 페어링 상관없이 있는 걸로 먹는 편이라 해산물+레드인데 그냥 맛있다고만 생각함.
어드벤트 캘린더를 주문했는데 제작 과정에 문제가 생겨 늦다는 공지를 이렇게 다정하게 쓰다니.
예쁜 말은 이런 식으로 수집했다가 두고두고 읽고 나중에 자연스럽게 쓰는 버릇이 있다. 예쁜 포장을 배우는건 즐거운 일이니까.
진짜 힘든 연수였다.
최소 성취 보장... 들을 수록 너무하단 생각밖에...
왜 진학도, 학생의 선발과 변별도, 기초 지식도, 생활의 기본 교육까지 교사의 몫이 되나요. 신뢰해주지도 않으면서.
과한 요구에 부딪힐 때마다 마음이 짜게 식음.
그렇지만 최소 성취는 보장해주긴 해야지.
이렇게 수치화시켜가며 들들 볶을 것은 아니지만.
폰에 기록하다 도저히 데일리 투두리스트 정리가 안되서 아날로그 인간으로 돌아가고자 장만했다.
모바일은 한계가 있다 흑흑
낡은 인간이라 그런건 아니겠지
박배권 단톡방에 보내서 너네랑 이거 하고 싶다고 함. 조만간 보겠담. 먹느라 바빠서 여행도 못갔으면서 곗돈은 잘 안쌓이는 재미있는 모임ㅋㅋㅋㅋㅋ 한 번도 빠짐없이 ㅎㄹ가 "니네랑 먹으면 든든해"라고 한닼ㅋㅋㅋ 오래오래 비슷한 용량이어보자 우리😉
이번에 만나면 겨울방학 여행을 짜봐야지
수도권에 폭설이 내린다면 우리는 진눈깨비가 있다!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는 가사가 경상도 사람에겐 안온다는 말이라는 밈이 딱 맞다 ㅋㅋㅋㅋ
2024학년도 2학년 담임 협의회를 했다.
올해 유독 힘든 듯한 2학년을 맡아서 서로 고생했다고 털어버리는 자리. 유쾌한 사람들이 많아서 잘 이겨냈다.
3차까지 지독하게 챙겨 다니면서 붙이던 야매 현수막ㅋㅋㅋㅋㅋㅋㅋㅋ ㅌㅇ쌤 진짜 웃긴 사람임....
그렇지만 이 날의 ㅇㅎ쌤과 ㅁㅅ쌤을 이기진 못했다.
ㅇㅎ쌤 드립 폭발 + ㅁㅅ쌤의 거미-아니.mp3 진짜 다들 알아야 하는데ㅠ 우리만 알기 아까운 재능들임ㅋㅋㅋㅋ
굨이랑 연애 때 종종 가던 석산 복어. 협의회로 가게 될 줄이야.
언제 먹어두 맛있움
협의회 다음 날 출근했더니 교무실 칠판에 저렇게 붙어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즐거우셨냐고요 ㅋㅋㅋㅋㅋ
ㅊㄱ쌤은 저 현수막이랑 같이 찍는거 질색하셔서(질색하시는 것도 유쾌한 포인트였다) 사진에는 항상 안 계시는 ㅋㅋㅋㅋㅋ
급식에 마라 부대찌개가 나왔다.
햄과 소세지를 안 좋아하는 나로써는.. 괴로운 날이었다.
실무원 쌤들은 죄다 컵라면 챙겨오셔셔 두배로 괴로웠음ㅋㅋㅋㅋㅋㅋ 그런 요령 있으면 공유해줘요ㅠ
교육론 강의 수업실연.
나만 현직 교사고 나머지는 교육대학원 학생분들이라...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수치스러움 그 자체인 수실이었다.
그래서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오천번쯤 하고 갔다. 판서도 필기하면서 연습해보고.
쪽팔릴 일은 다행히 없었던 것 같다. 잘하진 못했지만. 개념 학습 수업 모형들 죄다 어렵고 난해해
암만 생각해도 ㅇㅂ쌤 없는 직장 생활은 상상이 잘 안된다. 저런 다정함을 받아봤는데 없는 채로 어떻게 지낸담.
'맥락을 파악하여 글 읽기'를 가르치기 위해 <감정 문해력 수업>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방인의 사회학을 읽으면 '토박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자신의 문화 속에서 처방전을 지니고 그것의 절대성과 확고함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들.
나는 눈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천부권이 토박이들의 행동을 파악하고 처방전에 얽매이지 않는 이방인의 특권과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다르게 표현했지만 결국 피곤하면서도 남의 맥락을 이해할 권리와 함께, 피로함에서 벗어나 맥락을 의도적으로 무시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는 거다. 현대인이. 두고두고 곱씹으면 갈수록 더 큰 위로가 된다.
기다리던 캘린더 도착!
ㅅㅈ가 하루에 하나씩만 열라고 했다. 인내심 기르기 캘린더라고 이름을 바꿔야겠다.
효련그린.. 녹용 군단.. 귀엽고 따뜻해...💚
어드벤트 캘린더랑 같이 와서 얼마나 기쁘던지
녹용 잠바는 토욜 오전 산책 코스인 엄마 집에 갈 때 첫 개시했다.
엄마는 예전에 내가 사둔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를 읽는 중이었다. 혼자 살아서 외로워하는 느낌을 팍팍 풍겨서 늘 마음이 쓰인다.
사위 데리고 찾아가니 너무 좋아했다. 매주 보려고 여전히 노력 중.
그러거나 말거나 그저 형아만 좋은 종구...ㅋㅋㅋㅋㅋ
할미집에 왔으면 할미를 봐라 종구야
토요일 오후의 네발들. 다정하고 귀엽다.
저녁 일정이었던 ㄱㅁ쌤 청첩장 모임.
드디어 가는구나!
살면서 만난 어이없는 인간들 얘기하다가 시간 순삭. 좋은 얘기만 잔뜩 하고 싶었는데 삶에 치이니까 그게 잘 안돼ㅠ
요즘 누굴 만나도 항상 집 오면 그 생각한다. 좋은 얘기나 잔뜩하고 싶은데 그러질 못하고 있어서 상대에게 미안하다고.
좋았던 걸 얘기하자니 쓸데없는 자랑같고, 힘든 얘기를 하자니 힘든 사람이 두, 세 배가 되는 것 같아서 미안하고 그래.
뭔 얘기를 해야 좋을까.
나를 더 잘 다듬어야 하는걸까. 모르겠넴.
그러고 집 와서 가을야구 다큐보고 우는 삼빠가 되...
내년엔 시즌권으로 만나자 라이온즈야
새로 사본 버터에 소금집 잠봉, 후추 갈갈갈갈
주말 아침 중 한 번은 꼭 빵이 먹고 싶다는 굨 덕분에 이것저것 시도해본다. 요리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굨은 맛있는걸 먹어서 좋고, 나는 재미있어서 좋다. 나는 할 줄 아는게 많아진다는 사실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라서. (반대로 못하는게 생기면 좀 침울하기도 함ㅋㅋㅋ)
저 버터 맛있음
당근 라페도 같이 먹고.
화병이 없어서 ㅇㅂ쌤이 준 거베라는 식사 배경으로 쓰는 중. 공병에 꽂고 싶은데 살옹이의 헛짓거리가 무서워서 참았다.
굨의 권유로 리그 패스를 결제했다.
오늘 밀워키 대 워싱턴 경기였는데 진짜 재밌었음
쿰보 원툴로 연패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정신차리고 6연승 중. 살아난 로페즈와 릴라드, 쏠쏠한 AJ그린과 잭슨 주니어, 잊을만하면 제몫을 하는 박카스좌(내 맘대로 부르는 별명이다. 이름이 타우린 프린스라서)
그래 농구도 팀플이야 이 자식들아ㅠ
쿰보 제발 지치지 않고 중심에 있어줘
물론 노쿰보 경기도 이기긴 했었지만...
복잡하고 세밀한 규칙을 잘 몰라서 100프로 즐기진 못하지만, 최소한 쿰보의 농구에는 그런거 필요없다. 매우 직관적으로 농구함ㅋㅋㅋㅋ 역시 스포츠는 피지컬이지ㅎ
쭉 쓰면서 되짚어보니 많이 바쁘고 정신없는 한 주였다. 출제, 타과목 검토, 틈틈히 ㅇㅂ쌤 반 학생 모의면접 어시스트, 도비들과의 융합 수업 실습 등등
융합 수업은 나중에 따로 올려봐야지
12월도 방학식 전까지는 매일 숨가쁘게 살아야하니까 지치지 않게 요령껏 일해봐야겠다.
일단 스트레스를 덜 받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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